몸이나 정신을 가누지 못할 만큼 진탕 술을 마시는 경우 우리말로는 보통 "코가 비뚤어지도록 마시다"라고 표현하곤 한다.
이 때 주취자는 대개 인사불성 상태가 되어 정상적인 판단이나 의사결정 등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이런 경우 요즘들어 왕왕 보게 되는 표현이 하나 더 있다.
"꽐라가 될 때까지 마시다."
꽐라의 의미를 찾아보니 다음과 같았다.
"술에 잔뜩 취한 상태 또는 그런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영어에도 의미상 이와 상응하는 표현이 있다.
때로는 타인이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술을 마시게 만드는 문화도 있는 듯 하다. 가령 제 정신에는 정말 하기 어려운 부탁을 해야 할 때, 일단 술부터 부어 때려 마시게 만들어, 그들의 방어기제나 경계심 등을 허물어 버리린 상태에서 목적을 성취하려 애쓰는 행태 같은 거 말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 숫놈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무용담 중 하나가, "평소 자빠뜨리고 싶었던 여자가 있었는데, 어제 곤드레 만드레 취하게 만들어 결국 정복했다"는 썰이었다.
일단 꽐라로 만들어 놓고, 이 때를 틈타 목적했던 바를 성취했다는 말인데.
놀랍게도 영어에도 "꽐라로 만들다"라는 의미의 표현이 있더라.
술 한잔 말아 줄까?
내가 오늘 자기랑 자고 갈 거라는 거 우리 둘다 모르는 바도 아닌데.
굳이 날 꽐라로 만들려 애쓸 필요는 없지.
일견 가벼운 톤으로 글을 써내려 왔지만, "꽐라로 만든다"는 것이, 특히 여성이 상대방인 경우, 범죄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성폭력, 강간 같은 심각한 성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결코 가볍지 않는 화제라는 사실 만큼은 필자도 또렷히 인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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