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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uld’와 ‘be supposed to’의 차이 글강의

새로운 미래 2024. 1. 17.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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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여러분들이 혼자 영화 '서울의 봄'을 너무 재미있게 보고 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친구들을 만나면 아마 '너희들도 다 봐야 한다.'는 말로 그 영화에서 받은 감동을 전달하겠죠. 이 때 친구들에게 하는 '그 영화 짱이다. 너희들도 다들 봐라.'는 말은 여러분의 '주관적인 의견(subjective opinion)'에 해당합니다. 혹은 소개팅 자리에 나가는 친구에게 어울리는 넥타이를 골라 주는 상황에서 '그 타이를 매고 가라. 너랑 잘 어울린다.'는 말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와 같이 상대방에게 개인적인 제안을 하는 배경에는 '상대방을 그만큼 아껴서 해주는 말, 즉 신경 써서 해주는 말'이라는 뉘앙스가 배어 있습니다.

 

이처럼 상대방에 대해 신경을 쓰면서 해주는 사적인 제안이라는 두 가지 의미요소를 고려해 이 말을 영어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A. Everyone should see that film. It's amazing.

B. You should wear that tie. It suits you.

 

넵. 맞습니다. should의 가장 기본적인 의미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신경 써서 해주는 개인적인 제안'입니다.

 

 

주관적인 견해의 어조가 강해지면 조언이나 충고(advice)가 되기도 합니다. 가령, 여러분들의 집에서 친구들이 모여 주말에 함께 '서울의 봄'을 보기로 약속을 합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여러분들은 다음주부터 기말고사가 시작됩니다. 만약 여러분들의 부모님께서 이런 모습을 옆에서 보고 계셨다면, 당연히 '넌 시험공부를 해야 하지 않겠니?'라고 말씀하실 공산이 매우 큽니다. 이는 위에서 예로 든 가벼운 제안과는 사뭇 거리가 있습니다. 그보다는 훨씬 진지한 조언이나 충고이며, 듣기에 따라서는 말을 순화해서 내리는 부모님의 지시사항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말씀을 하시는 배경에는 부모님께서 여러분을 아끼고, 신경이 쓰여서 하시는 충고란 의미 요소는 변함없이 들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영어로는 다음과 같이 옮기는 것이 맞습니다.

 

C. You should study for the exam.

 

 

 

 

상황을 바꿔, 여러분들이 친구들과 함께 한날 한시에 '서울의 봄'을 보기로 약속을 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리고 약속 시간이 됐는데, 한 친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경우라면 아마 다음과 같이 말하게 되겠죠. '걔는 왜 안왔어? 다 같이 모여 이 영화 보기로 했잖아.'

혹은 친구가 사전에 둘이 의논해서 정한대로 파란색 넥타이를 매지 않고 다른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한 모습을 보게 된 경우, '파란 넥타이를 매기로 했잖아.'라고 말하겠죠.

영화를 보러 극장에 모였는데, 친구가 부모님의 조언을 무시하고 영화를 보러 나타난 경우라면, '너 시험 공부하기로 되어 있던 거 아니었냐?'는 말을 하게 되겠죠. '네가 어찌하든지 난 관심없다, 신경쓰이지 않는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면서 말이죠. 혹은 '부모님 충고를 무시하다니, 큰일 치르게 되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걱정하는 뉘앙스를 담을 수도 있고요.

 

이 경우는 주관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상황이 절대 아니죠. 오히려 사전에 정한 약속, 계획, 규정 등에 따라 해야 할 일이 있음을 상대방에게 상기시키는 의도로 하는 말입니다.

또한 상대방을 아껴서, 신경써서 말하는 상황과는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말하는 사람은 '어찌하든 난 관심없다, 상관 안한다' 혹은 '어쩔려고 하라는대로 하지 않는 거냐'와 같은 뜻을 전제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는 영어로 다음과 같이 옮겨야 맞습니다.

 

A'. Why isn't he here? We are supposed to see that film all together.

B'. You are wearing the red tie? You are supposed to wear the blue one.

C'. I'm surprised to see you here. You are supposed to study for the exam.

 

요컨대, 'should'와 'be supposed to' 사이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should: 주관적인 의견이나 조언을 할 때, 신경쓰여서 하는 말이라는 전제와 함께

be supposed to: 약속, 계획, 규정 등에 의해 정해진 일을 상기시킬 때, 그렇게 하든 말든 난 상과없다는 전제와 함께


Thrifty store(shop)는 자선단체에서 운영하는 중고 의류점입니다. 주인공 Reacher가 새옷으로 갈아 입고, 자신이 입고 들어왔던 의류를 여점원 앞에 놓습니다. 월급 루팡 중이던 여점원이 옷가지를 슬쩍 곁눈질하더니, 다음과 같이 묻습니다.

 

A. What am I supposed to do with these?

 

앞서 설명드린 바에 따라, 이 말에는 다음과 같은 의미 요소가 들어 있습니다.

"이 옷을 이렇게 내게 던져주면 내가 어찌하기로 한 약속, 계획 혹은 규정 따위가 있는 것이냐?"

요컨대, "이거 이렇게 내게 던져주면,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

 

그리고 이 말에서 앞서 설명드리지 않았던 한가지 의미 요소다 더 있습니다.

말하는 이가 느끼고 있는 불쾌감, 가벼운 분노감이 그것입니다.

결국 '왜 옷가지를 주면서 날 귀찮게 하냐?'는 짜증이 섞여 있는 말로 볼 수 있다는 거죠.

 

한가지 예를 더 들어 설명하자면, 가령 친구가 여러분들이 이 여자 저 여자 집접대면서 여러 여자를 울려온 난봉꾼이라는 모함하는 말을 넌즈시 하는 경우, '그건 또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냐?'고 되묻게 될 겁니다(사실 이 상황도 위 드라마의 중간 부분에 나옵니다). '너 지금 그말 나 긁으려고 하는 소리냐?'는 뉘앙스와 함께 말이죠. 이런 상황에 원어민들이 자주 쓰는 표현이 있습니다.

 

B. What is that supposed to mean? 혹은

C. What are you supposed to mean by that?

 

이 경우 역시 말하는 이의 맘 속에서 열불이 나기 시작한다는 뉘앙스도 함께 전달이 되는 거죠.

 

 

그런데 만약 be supposed to가 아니라 should를 쓰게 되면, 지금까지 설명한 의미는 다 사라지게 됩니다.

 

D. What should I do with these?

 

대신 '잘 경청해서 좋은 의견이라 생각되면 따르겠다'는 의미를 전제로 상대방에게 의견이나 조언을 진지하게 구하는 상황으로 바뀌게 됩니다. 우리말로 바꾸자면, '이 옷가지들을 어찌 처리하면 좋을까? (네가 좋은 제안이나 조언을 해줄 수 있겠니?)'라는 의미에 해당하겠죠.

 

주인공 Reacher는 여점원의 이 한 마디만 듣고도 다음과 같이 재빠르게 상황을 파악합니다.

'아, 이 점원이 내가 준 옷 때문에 귀찮아하면서, 불쾌감을 느끼고 있구나. 하기 싫은 일을 월급 때문에 억지로 하는 거군.'

 

그래서 다음과 같은 한 마디로 따끔하게 가르칩니다.

Wash them and sell them. You're a thrifty store.

세탁해서 되팔아요. 이런 중고의류점은 그러려고 있는 거잖소.


최대한 간단 명확하게 설명드리려 노력했지만, 한 번에 모든 것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반복 학습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내시기 바랍니다. 저는 다음에 이 두 표현을 과거형으로 사용하는 학습 포인트로 다시 찾아 뵙기로 하겠습니다.

 

열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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