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법, 문법

진행형(progressive)과 완곡화법(mitigated speech)

새로운 미래 2024. 2. 29.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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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대화 기술을 논하는 자기 개발서를 보면 인간관계를 원할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상대방 기분을 상하게 만들지 않게 가급적 부드러운 말로 그의 마음을 공략하라."는 지침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법(화법)을 완곡화법이라 하고 영어로는 'mitigated speech'라고 합니다. 사실 완곡화법에는 여러가지 방식이 존재합니다. 비유적인 표현을 써서 돌려 말하거나, 덜 공격적인 의미를 담은 어휘를 선택해서 쓰거나 하는 등의 방식들 말이죠.

 

오늘 알려드릴 내용은 특이하게도 진행형이라는 문법적인 조작을 통한 완곡화법입니다.

 

 

 

다음 두 문장을 비교해 봅시다.

A. I hope you can lend me some money.

B. I'm hoping you can lend me some money.

 

 

A. 네가 내게 돈을 좀 빌려주길 바란다.

B. 네가 내게 돈을 좀 빌려줄 수 있을까하는 일시적인 바램을 느끼고는 있는데

 

세상에서 가장 난감한 말 중 하나가 "돈 좀 빌려줘"라는데에는 다들 이견이 없으실 겁니다. 이때 '난감하다'는 말은 부탁하는 사람이나, 특히 부탁을 받는 사람의 기분이 크게 상할 수도 있다는 말이겠죠. 사실 돈 얘기 잘못했다가 수십년 우정이 깨져버리는 사례를 흔하게 볼 수도 있고요.

 

원어민들 입장에서는 A 표현 보다는 B 표현 쪽이 듣는 이가 느낄 수 있는 부담을 훨씬 덜어주는, 부드러운 어감으로 다가간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진행형이라는 동사의 형태가 근본적으로 "일시적(temporary)이고, 완료되지 않은 (incomplete)' 상황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들 하는데, 사실 문법학자가 될 꿈이 있는 학습자가 아니라면, 여기까지 아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돈을 꾸고 싶은 바램이 일시적이란 말은 언제든 바뀔 수도 있다는 뜻을 전제하니까 그렇겠구나 정도만 알아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영문 예문 아래 우리말로 해석된 것만 봐도

확실히 표현 B쪽이 훨씬 조심스런 말투로 대화에 임하고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비슷한 예문 쌍을 몇 개 더 소개해 드릴텐데,

중요한 것은 표현 B쪽표현 A쪽보다 말을 완곡하게 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몸소 느껴보시고,

나중에 이런 화법도 한 번 써보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A. What time do you plan to arrive?

B. What time are you planning to arrive?

 

 

A. I look forward to seeing you again soon.

B. I'm looking forward to seeing you again soon.

 

 

A. I'm afraid I must go.

B. I'm afraid I must be going.

 

 

A. I wondered if you have two single rooms.

B. I was wondering if you have two single rooms.

 

A. Will you go away at the weekend?

B. Will you be going away at the week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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